평소에 유튜브로 활동 중이신 박종훈 기자님의 분석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는다. 그러다 최근 책을 발간하셨다 하셔서 전문가가 보는 앞으로의 트럼프 2.0 시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해졌고 망설임 없이 구입해서 읽게 됐다.
냉정하고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분석을 해주시다 보니 보는 나도 다양한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아무래도 앞으로의 우리나라 성장을 위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트럼프 2.0 시대에 대한 예상 시나리오와 그에 맞는 대비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야 할지 경제학적 시각으로 구성돼 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경제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 시대가 도래했다. 트럼프는 어떻게 다시 자리를 되찾게 되었는가?
부시 대통령 시절에 경제가 크게 악화됐지만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경제는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문제는 당시 클린턴이 미국 경제를 부활시킨 방법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 WTO에 가입시킨 덕이란 점이다. 미국 기업들이야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긴 덕분에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많은 제조업 공장들이 중국으로 옮겨 가면서 미국의 제조업 근로자들은 아무리 경력을 쌓아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 질 나쁜 일자리로 쫓겨나게 됐다는 것이다. 질 좋은 일자리 자체가 파괴되니까 결국 중산층은 더욱더 힘든 삶을 살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이다.
미국 국민들은 중국에게 일자리를 뺏긴 것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원하다 보니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일자리를 뺏기게 됐다. 미국이 계속해서 공성장을 해 왔음에도 1907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실질 임금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렇게 소득이 전혀 늘어나지 않은 탓에 미국의 중산층은 왜 자신들만 더 가난해진 것이냐며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화당, 트럼프는 반난민 정당으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반난민 정책을 세울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선포해 중산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트럼프는 리쇼어링 정책과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 세금 감면을 통해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MAGA 사상을 가지고 자국우선주의를 통해 미국 국민들의 표심을 얻어냈다.
트럼프의 정책은 말 그대로 America first가 아니라, America only라 봐도 무방하다. 이 말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가 있지 않은가.. 우리는 위기를 인지함으로써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정책이 아무 문제없이 이루어질까?
트럼프가 내세우는 많은 정책 중 하나는 리쇼어링이다. 해외 제조업체를 흡수하겠다는 트럼프의 전략은 무조건 미국에 유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 생산 인력도 없는 미국이 무리하게 해외공장을 유치해 놓고 제때 가동도 못하면서 생산 단가만 올라가게 되면 결국 미국의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가 패배한 큰 이유는 물가를 잡지 못해서이다.
둘째는 대규모 감세이다. 바이든 정부 때 재무부장관 옐런은 단기국채 발행으로 재정적자를 돌려 막아 왔다. 단기국채로 돌려막기를 하면 자주 상환 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운용에 큰 부담이 온다. 또한 단기국채 비중이 과도하게 높으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추가 국채 발행 여력이 줄어들어 정부의 대응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단기국채 비중을 정상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장기국채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트럼프 임기 내에 이 같은 조치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언제든 금융 불안으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그런데 현재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현재 역대 최대다. 부채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와 양적긴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금리 인하는 불가하다.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금융시장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추가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인데, 코로나 시기 제로 금리로 자금 조달을 했던 상업용 부동산은 2025년부터 2027년 만기가 도래한다. 연장하거나 빚을 갚아야 하지만 건물 가치하락으로 담보 대출이 나오지 않기에 부동산을 강제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현재 높은 공실률과 공실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재정 적자 해소를 하지 않은 채 트럼프가 감세 정책을 감행한다면 국채 발행이 부득이하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국채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트럼프 행보를 더욱더 주의 깊게 봐야한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다른 국가들은 폐렴을 앓는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자칫하면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가 흔들리게 된다면 폐렴을 앓는다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는 아주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 경제인 만큼 앞으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의 대한민국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위기에 직면했나? 아무래도 망가진 내수와 늘어난 가계 빚, 갈수록 약해지는 경제력이 아닐까 싶다. 뉴스 기사에는 공장이 문을 닫거나, 폐업한 자영업자들, 취업을 못하고 있는 청년들, 다른 국가 기업보다 뒤처지는 기술력, 막연하게 부를 위해 영끌해서 부동산을 산 사람들이 빚에 허덕이는 암울한 소식만 계속해서 나온다.
마음이 아프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나라 경제 살리라고 뽑아줬던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잘 살기 위한 법을 내세우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뭘 못했는지 헐뜯기 바쁘다. 이러한 시간 소비에 대가는 결국 1년, 2년, 흐르면서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 박종훈 기자님도 너무 답답한 마음에 매일 같이 비판적인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어떤 누가 안 좋은 소리를 하고 싶을까?
한때 세계 패권을 넘보던 중국은 현재 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부동산 문제이다. 중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순자산 가운데 60%가 부동산이다. 최대 70%라는 얘기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가계 순자산 가운데 30~40% 정도가 부동산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치인데.. 중국보다 더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한국인의 순자산은 무려 87%가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자산이란 전체 자산에서 빚을 뺀 것을 뜻하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고 집을 산 탓에 이런 황당한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이렇게 중국이 부동산 침체로 인해 국민들이 소비를 안 하자 국가 성장력이 둔화 되는 것이다. 그렇게 중국은 어떻게든 경제 부활을 위해 과잉 생산을 감행하고 있고,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저가 물품을 수출 확대시켜 다른 나라 기업들의 물품을 밀어낸다. 그렇게 피해 입게 된 사례가 최근 우리나라 포스코의 포항제철소다.
중국이 새롭게 내세운 산업 전략이 바로 신질 생산력이다. 막대한 자본을 투여해서 다른 나라의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 글로벌 생산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신질 생산력이 완성되면 한국의 반도체 장비나 제조 설비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또 다른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부동산을 포기하고 남은 마지막 여력을 산업 전략에 쏟아붓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우선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중도금 대출 제한 폐지, 1 주택 청약 당첨자 기존 주택 처분 의무 폐지, 연 1%대 신생아특례대출 출시 등 남은 여력을 부동산으로 쏟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이후 우리나라 물가는 계속 뛰어올랐는데 문제는 소득이 함께 오르지 않는 바람에 가계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2024년 1분기 실질 소득은 전년 대비 1.6%나 감소했는데, 1분기 기준으로는 18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렇게 소득이 줄어드니 당연히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소비를 안 한다고 가계가 저축을 하는 것도 아니다. 가계가 한 달 동안 쓰고 남은 돈을 가계 흑자액이라고 한다. 가계 흑자액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3분기보다 12.1%나 줄어든 수치이다.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다 보니 막대한 빚을 지게 됐고, 이자 부담 때문에 가계 흑자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2024년 2분기 적자 가구 비중이 무려 23.9%를 기록하여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제 네 가구 중 하나는 번 돈을 모두 써도 감당이 안 되는 적자 가구가 되었다.
2024년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하지 않고 쉬는 청년이 46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으로 해외에 공장을 짓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 현실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에 비해 한국 정부의 국내 투자 유인책이 너무나도 미약하다라는 것이다. 최근 취업자수 통계를 보면 청년보다 노인들의 취업 수가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그 이유가 뭘까? 위에서 설명했던 우리나라 보유 순자산이 부동산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값은 아무리 올라도 대한민국 생산성이 올라가거나 혁신 기업이 등장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증시가 활성화되면 엔젤 투자자들이 언제든 현금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쉽게 말해, 정부는 증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늘 부동산에만 진심이면 안된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 2025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트럼프 2.0 시대의 정책들이 미국의 재정 적자를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의 부활을 불러일으킨다면 연준이 아무리 기준 금리를 내려도 장기 시장 금리가 올라서 빚으로 억지로 부풀린 한국의 집값은 자칫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전략,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와 청년 일자리, 기업 경쟁력 약화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하루 빨리 해결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다. 하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일본까지 미국만 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는 더 각박해질 수도 있다. 책의 내용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단순하게 제목처럼 도래하는 트럼프 시대에 대한 솔루션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각의 나라의 상황에 빗대어 우리나라가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서 비판적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이다.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위기를 겪게 됐는지,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위기를 겪고 있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아주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까지 고성장을 이루면서 잘 살고 있다.
나는 단지 남들보다 잘 살고자 경제 공부를 시작했으나,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닌 경제적으로 아무 문제 없이 모두가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게 됐다. 그러다보니 항상 뉴스와 책을 읽으며 경제 공부를 하다 보면 근심 걱정만 늘어나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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