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심리학 책을 읽는 것 같다. 작년 가을에 책을 사두고는 이제야 꺼내 읽어본다. 이제야 읽어본다는 것이 다행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때의 나는 이 책을 읽고 지금과 같은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지금 꺼내보고 읽으니 많은 것들이 이해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잘난 놈이란 어떤 것일까? 외모가 뛰어난 것일까, 경제력이 좋은 것일까, 성격이 좋은 것일까,
그 잘난 부류에 속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선남 신드롬
저자가 말하는 선남은 각자 독특하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비슷한 성격이 있다고 한다. 그 성격들은 그들의 인생을 이끌어 가는 어떤 각본에 따라 흔히 어릴 때 형성되며, 다른 남자들도 이런 성격을 한두 가지씩은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선남들은 상당히 많이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어떤 특성들이 있는지 소개해보겠다.
선남은 흔히 남에게 주는 행위에서 기쁨을 느낀다. 어떤 사람이 문제에 봉착하거나, 화가 나있거나 의기소침해 있거나 슬픔에 잠겨 있을 경우 선남은 종종 그런 상황을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다. 선남 신드롬의 보편적 특성 한 가지는 남들로부터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 선남은 느끼기보다는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선남은 흔히 아버지와는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등 소개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특성들이 있다. 아니, 착하게 살아 보겠다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일 수 있는가? 선남이 되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저자가 선남이라는 딱지를 붙인 것은 그들의 실제 행동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주변 세상에 대한 핵심 사고체계를 가리킨 것이다. 이들은 '착하게' 살기만 하면 사랑받고 필요한 것이 충족되고 순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선남이라는 단어는 옳은 표현이 아니며, 선남들은 선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선과는 거리가 있는 선남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실수를 숨기고, 마찰을 피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한다. 그런 특성 때문에 선남은 기본적으로 부정직하다. 자신의 필요 충족을 최우선으로 내세우지 못한다. 또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요구할 줄도 모른다. 따라서 늘 무력감을 느끼며 살게 된다. 그들은 흔히 필요한 것을 충족하기 위해 잔꾀에 의존한다. 흔히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지만 그 같은 너그러움의 저변에는 말은 안 하지만 은연중의 조건들이 달려있다. 고맙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고 그에 상응하는 그 무엇을 바란다. 선남은 수동적-공격적으로 불만과 짜증을 간접적으로, 우회적으로,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으로 표출한다. 약속을 잊거나, 약속에 늦게 나타나거나 흔히 자신은 화를 내는 법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은 평생 참아 온 불만과 짜증이 쌓이고 쌓여 폭발 직전의 압력솥과 마찬가지다. 그 분노는 타당한 이유도 없이 보이는 시점에서 느닷없이 폭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선남이 가진 특성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소개한다. 이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선남에 속할까?
패러다임
패러다임이란 우리가 인생 여행에 사용하는 도로 지도다. 세상 사람 모두가 이 지도를 사용하고 있으며 모두들 자신이 사용하는 지도가 최신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정확하다고 가정한다. 이 패러다임들은 흔히 무의식 차원에서 작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태도와 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책에는 선남들의 특성들과 그런 특성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 선남들은 어떤 것을 잘 못하는지 등등 여러 가지를 소개한다. 그리고 주제 끝에는 항상 행동요령이 나온다. 스스로에게 어떠한 질문을 던져보라 권하고 어떤 리스트를 작성해 보고 어떤 행동을 해보고 어떤 사람과 이 주제를 가지고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라고 권한다. 자신이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의 어릴 적부터 과거를 되돌아보고 질문하다 보면 그 원인을 알게 되고 그 원인을 알게 됨으로써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말인 것 같다. 자신이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인생 대본을 바꾸려면 그 대본이 애초에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 좋으며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렇게 하는 목적은 누구의 잘잘못인지 캐자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아내자는 것이라 말한다. 타인을 탓하다 보면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늘 해오던 식을 계속 고집하면 늘 얻어 오던 것만 계속 얻게 된다. 저자는 선남 패러다임을 고치게 된다면 남의 승인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지 깨닫게 되면서 안팎이 뒤바뀌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인정받기 위해 신경을 밖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쓰게 된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이란 무엇일까?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저자는 지도와 같은 것이라 말한다. 좋은 비유인 것 같다. 나는 마인드, 즉 태도라 말하고 싶다. 모든 일에 있어 자신이 어떠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바뀐다. 책에서 말하는 잘난 놈 심리학이란 정말 여자의 마음을 갖고 놀고 어떤 부류에서 잘 나는 사람의 심리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항상 남에게만 맞추려고 하고 남에게 어떻게 잘 보일지만 전전긍긍하는 자존감 낮고 앞서 말한 '선남'들의 마인드를 바꿔줄 수 있는 설루션 교과서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과거에 어떤 패러다임을 갖고 있었고 지금은 어떤 패러다임을 갖고 있는가?
잘난 놈
불완전한 인간은 오직 불완전한 인간 하고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머릿속에 생각이 들어있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선남은 더 이상의 인정을 받으려고 애쓰지 않고 결점을 감추려고 애쓰지 않는 순간부터 사랑과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본인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글을 시작할 때, 나는 이런 말을 했다. 과거의 나라면 이런 감정을 못 느꼈을 것이고 지금의 나는 저자가 말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알 것 같다고, 저자는 책에서 주야장천 선남이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을 바꿔야 하는지 행동요령을 알려준다. 그런데 책의 제목처럼 잘난 놈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냥 어떤 행동을 바꾸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가장 작은 요소들을 바꾸는 것이라 말하며 그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것이 전부이다. 그냥 선남의 반대말이 잘난 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렇다면 잘난 놈이란 어떤 행동을 하는가?
별 거 없다. 그냥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에게 우선적인 필요한 것들을 찾아 하라는 것, 원하는 삶을 찾아라는 것뿐이다. 뭐 이리 시시한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 책을 완독하고 그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공감했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남을 사랑할 줄 안다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아 그것을 행동했을 때,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인 것이고 자신이 성장할 수가 있다. 과거의 나는 저자가 말하는 '선남'이나 다름없었다. 남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남에게 맞춰가는 인생을 살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나한테 어떤 것이 필요한지 확실히 알고 있고 그 길을 따라 계속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자기 태업을 하지 않는다. 성공의 밝은 불빛은 본인들이 자각하고 있는 결점들을 훤히 비출 위험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똑같다. 정열과 잠재력을 실현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해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원하는 삶을 찾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유일한 것은 바로 자신이다.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우리가 받을 준비가 돼 있지 않는 것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열정과 목적을 발견하려면 어떤 것이 유효하고 어떤 것이 유효하지 않은지 알아내야 한다. 성숙하고 성공한 사람은 스스로 법칙을 세운다. 어떤 법칙의 잣대는 오직 한 가지 효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작년 가을, 이 책을 구입하고 읽어나가는데 뭔 여자관계에 대해서 섹스라는 단어가 나오고 여성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하고 이런 글이 보여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서야 이렇게 완독 하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저자도 책의 끝에 자신의 감사 말에 이런 말을 한다. 이 책을 다 쓰는데 6년이 걸렸다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책이니 완벽하게 모든 것을 쓰려다 보니 책을 완성할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었다고, 세계를 풍요의 장소로 바로 볼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에는 만인이 풍족하게 가질 만큼 모든 것이 풍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우리 곁으로 흘러간다. 우리가 할 일이라고는 오로지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 그것이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 저자는 어떻게 하면 이성에게 잘 보이고 그런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말한 패러다임, 어떤 좋은 패러다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엄청 대단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 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이 이 책을 평가하는 말로 글을 마치겠다.
<잘난 놈 심리학>은 Nice 해지지 않는 방법이 아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균형 잡힌 남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균형 잡힌 상태가 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된다거나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남자는 그를 그답게 만드는 모든 것 -즉, 두려움, 불완전성, 실수, 부족한 면, 어두운 면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뿐만 아니라 능력·적극성·유머·용기·사명 같은 긍정적 요인들-을 포용한다. 사랑, 섹스 그리고 삶에 대해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그걸 얻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잘난 놈 심리학 -로버트 A. 글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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