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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아웃 코리아, 책 리뷰

머니 iN 사이트 2024. 6.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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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대한민국에 날개가 있는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위기 속에서 소멸할 것인가 생존할 것인가?

 

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내 삶과 우리나라의 경제를 걱정하기보다는 쓸데없는 걱정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내 미래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고 전 세계의 많은 위기의 역사 속에서 문제점들을 공부하며 지금은 걱정보다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만 같은 자부심을 느낀다. 이 책을 읽기로 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모든 것에서 문제점들을 파악해야 고치고 위험에 대비할 수가 있다. 두려움은 무지 속에서 나온다.

 

돈의 시간 가치를 무시하면 일어나는 일

금리에 관한 5000년 넘는 인류의 역사를 다룬 에드워드 챈슬러의 <금리의 역습>에서는 금리를 다소 독특한 개념으로 설명한다. 금리를 바로 시간의 가치로 계산한 것이다. 1년 후의 1억 원과 지금의 1억 원을 선택하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지금의 1억 원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래의 1억 원은 1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1억이라는 돈이 1년의 세월을 기다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금리라고 한 것은 오스트리아학파 중심의 금리에 대한 해석이다. 따라서 금리는 이론상 절대 제로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제로라는 것은 시간 가치가 제로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금리가 제로가 된다면 오늘의 1억이나 1년 후의 1억이나 같은 가치라는 의미이고, 결국 시간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러나 인간은 영생하지 않기에 또 시간은 항상 앞으로 흐르기에 시간 가치란 소중하고 가치가 없을 수 없다. 금리가 시간의 가치라는 개념으로 경제를 바라본다면 많은 것들이 이해된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인위적 제로금리'를 경험했다.  시간의 가치가 제로에 수렴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국가나 대륙을 연결하는 대운하나 해저터널을 포함한 공사들, 인류를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 혹은 화성 탐사계획이나 시간이 수십 년 혹은 그 이상 걸리더라도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투자가 일어난다. 왜냐? 금리가 낮기 떄문에 자연스럽게 시간의 가치가 낮아지고, 시간의 가치가 낮다면 100년 후까지 내다보는 사업을 할 근거가 충분해지니까 말이다. 전 세계는 제로금리를 통해 모든 자산이 버블로 치솟았다. 제로금리는 시간 가치를 제로로 만드는 이론상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현실화해 버렸다. 제로금리와 시장 부양 정책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미래 전망마저 불투명한 부실기업조차 쉽게 돈을 빌려 파산을 피하게 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려면 이런 경쟁력 없는 기업은 파산 절차를 통해 사라져야 하는데, 이런 시장 건전화 과정을 방해한다. 제로금리는 이렇게 투자자들의 윤리관을 왜곡하면서 현재는 다시 금리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리는 투자 괴물을 낳아버렸다. 우리는 자산 시장에 대응하는 미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부동산 중심의 사고관에 사로잡혀 있다. 금리는 곧 시간이며, 시간은 우리에게는 유한하다. 시간의 가치가 제로일 수 없다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 Unsplash 의 Competitive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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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물 속 개구리가 되어버린 한국 경제

2018년 기준 OECD가 발표한 조사에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3%로 OECD 평균인 13%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노인 빈곤율은 자연스럽게 높은 노인 자살률로 이어진다. 때문에 한국의 노인들이 전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 물론 우리나라 연금제도가 문제인 것도 있지만 지금의 빈곤 노인은 국민연금 가입을 하지 않았기에 국가로부터 받는 돈이 없기에 빈곤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은퇴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선진국과 달리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많아 우리나라는 60세 넘어서도 일하고 싶어 노동법을 개정해서 정년퇴직 나이를 만 60세로 연장했던 나라다. 이렇게 사회 구성원들이 더 늦은 나이까지 일하면서 반대로 젊은 층의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이젠 모두가 개인의 이익만 도모할 뿐 '전체 사회'를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말 그대로 '각자도생'이 돼버렸다. 대중들은 투표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절박한 위기의식을 표출한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순간 이중부양 하는 사람은 사지로 내몰리게 되므로, 부동산 가격을 교란해서 자신의 소득에 문제를 일으키는 정치인이 있다면 사지로 몰아세우는 문화가 이 사회에 뿌리 깊게 침습해 버렸다. 2030 세대의 경우, 너무 올라버린 주택가격을 보며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면서 연애나 결혼에도 소극적인 자세로 바뀌고, 이것은 연쇄적으로 저출산 문제로 이어진다. 이렇게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는 노인 빈곤율을 키우게 된다. 현시대에 문제를 삼는 정치인과 대한민국 사회는 결국 개인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우리가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 과밀의 그림자

현재 수도권에는 약 2,6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전국 인구의 약 52%에 달한다. 세계적으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밀집도이다. 지방의 재정과 기업, 가계의 소득이 개인을 위해 투입되지만 그 개인은 성인이 된 후 고용과 소비, 생산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수도권에서 하므로 수도권의 경제성장은 계속되는 반면 지방은 경제적 위축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현재 기업들은 지방에도 얼마든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데 굳이 수도권에만 일자리 만든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지방에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은, 구직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즉, 지방에서는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풀이 좁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왜 지방에도 일자리가 많을까? 외국은 지방 소재 대학의 학력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당 지자체가 사실상 온갖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공립대학이 아니라 서울에 와야 학력을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지방 소멸은 대학교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외국이 수도권 등 대도시 과밀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도 반대로 지방 경제가 유지되는 이유는 청년 교육부터 시작하는 인재 경쟁력에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학교 수준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미국은 청년층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지 않고 생애주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 주의 국공립대학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게 돕고, 그 명문대학에 엄청난 보상을 주면서 인재를 묶어놓는다. 그러면 자연히 기업들은 지방의 인재를 잡기 위해서 각 주의 특성에 걸맞은 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 

 

수도권 과밀화를 보면 존 칼훈 박사 <미국 정신건강 연구소의 심리학자>의 생쥐 낙원 실험이 생각난다. 4쌍의 쥐와 무한한 식량 공급, 그러나 한정된 공간 속에서 쥐를 가두고 실험을 한 것인데, 그 4쌍의 쥐는 44일마다 2배가 되어 600일 뒤 2,200마리로 늘어난 것이다. 오직 공간만 한정돼 있었는데 700일을 넘어가자 쥐들의 수는 감소된다. 1,000일이 됐을 때는 1,000마리로 줄어들고 1500일이 되니 500마리로 이하로 감소했다. 만약 공간이 문제였다면 계속되는 감소로 공간이 생겼을 때 다시 늘어났어야 맞는데 쥐들은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쟁 스트레스로 결국 쥐들은 스스로 출산을 포기하게 된다. 알파 수컷쥐들은 넓은 방을 독차지했지만 생식보다 경계에 주력했고, 밀려난 수컷쥐들은 좁은 곳에서 집단생활과 잦은 싸움이 일어나고 이렇게 번식을 포기한다. 이렇게 출산이 줄어 공간이 확보된 뒤에도 여전히 출산은 중단됐다. 

이 실험은 우리나라 서울과 너무나 닮아있다. 서울은 청년을 흡수하고 중년에 내보낸다. 서울 중심의 경제 환경은 한국의 소멸을 가속화하고 서울 스스로도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 지방분권, 지방경제 활성화 같은 지겨운 말들은 결국 대한민국 생존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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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박정희 정부의 강남 지역을 새로운 거점으로 개발 계획을 세웠고 강압적인 정책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민주주의 사회의 현재 시점으로는 강압적인 것이 아닌 국민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협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각자도생', 지방으로 수도권의 기능을 일부 이전하는 것과 같은 정책들로 자신의 부동산 하락 자산이 떨어지는 문제가 분명하기에 경제 발전의 문제보다는 자신의 이득이 되는 곳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렇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점을 찾으려고 하면 많은 것들이 보인다. 좋은 변화의 첫 시작은 문제점을 알아가는 것이다. 많은 문제점들이지만 하나하나 고쳐나간다면 좋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 믿는다. 

지난 1970~1980년대 당시에 저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 이유는 경제성장 때문이다. 집에 어린이가 너무 많으면 국부를 쌓을 수가 없다는 것으로, 너무 많은 출산을 낭비로 간주하면서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당시 반포 주공아파트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받으려면 남편이 정관 수술을 해야 했기도 했다. 현재는 애를 낳아야 청약 제도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는 아이러니함이 연출되고 있다. 저출산은 고령화 사회를 낳고 고령화 사회는 청년 실업률을 높이며 청년 실업률은 연금제도의 기능을 하락시키고 저출산을 유발한다. 이렇게 모든 문제점들은 연결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 시장 문제점, 수도권 과밀화 등 문제점 하나하나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이 책은 문제점에 대해서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좋은 것보다 문제점을 본다는 게 다소 불편한 감이 있지만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저자를 채부심 유튜브 채널에서 몇 번 접했었는데 이번에 발간한 책이 아주 흥미로웠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발간하고 많은 이들이 이것을 보고 문제점들을 느끼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개선해나갔으면 하는 취지와 그런 마음이 또 다르게 인상 깊었다. 국가는 지난 역사 속에서의 위기와 실수, 실패들을 통해 더 나아가야 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피크아웃 코리아 -채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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