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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은 없다, 책 리뷰

머니 iN 사이트 2024. 7. 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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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 노후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당연히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게 보내고 있고 이렇게 내 시간을 열심히 나아간다면 미래는 걱정될 것이 없다. 그냥 단지 어떻게 더 잘해야 노후를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많을 뿐이다. 그래서 지난번 피크아웃 코리아를 읽고 나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려있는 국민연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책을 읽게 됐다. 뉴스를 보다가 3115 연금 개혁이라는 것을 보고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는 이제야 읽게 됐다. 

 

 

흔들리는 국민연금, 한국인의 노후가 불안하다

우리나라는 핍박받고 궁핍하게 살던 나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옛날, 훌륭한 조상들과 위인들로 독립을 이루며 국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살아가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나라가 노인 자살률 세계 1위이다. 2019년 기준 노인 10만 명당 46.6명이 자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한국의 노인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가난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전후로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 국가도 개인도 본격적으로 부를 쌓기 시작했던 시기, 우리나라는 비정한 결정을 했다. 국민연금에 전혀 기여를 하지 않은<보험료를 내지 않은> 사람에게는 연금 혜택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국가 경제는 전 세계 10위 권으로 올라 선진국이 되었지만 연금 없이 은퇴를 한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국민연금에는 사각지대가 너무 넓다. 사각지대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너무 짧거나 아예 가입을 하지 않아 연금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사람들이다. 2020년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모두 1,263만 명에 달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수치다. 실업자·비정규직·특수고용형태 노동자가 너무 많다는 뜻인데, 정부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연금제에 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지 않는 한, 한국의 노인빈곤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되기 힘들 것이다.

오늘날, 수명 연장이 재앙이 되는 사회, 돈을 아무리 모아도 몇 년을 나눠 써야 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의 사회가 된다면 노후는 물론 한국사회 전체가 사실상 파산할지도 모른다.

사진: Unsplash 의 Mihály Kö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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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문제가 무엇인가?

우선 연금제도의 종류를 알아보자. 적립식 <자신들이 납부한 금액을 적립·운용하여 나중에 이 쌓인 돈에서 각각의 납부에 비례하여 돈을 지급하는 것>, 부과식 <지금의 내가 돈을 지급하면 지금의 다른 수령자가 그 돈을 받아가는 것>, 부분적립식 <보험료 징수를 통해 적립 기극ㅁ으로 운용하여 그 원리금을 장래 급여지급 재원의 '일부'로 활용하는 방식>, 각 나라마다 방식이 다르다. 우리는 부분적립식으로 쓰는데, 이와 같은 방식은 일본과 캐나다 등이 있다.

앞서 말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심하다고 말했는데, 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의 은퇴 후 평균수령액은 61만 원에 불과하다. 생애 평균급여의 약 1/4 수준인데, 이 수령액은 시간이 갈수록 약간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노인빈곤율이 확실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이유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40년 동안 가입했을 때 생애평균소득의 40%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젊은층의 사회진출은 늦어지고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은퇴연령이 빨라지다 보니, 40년 동안 연금보험료를 낼 사람이 많지 않다. 국제노동기구인 ILO가 권장하고 있는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60%다. OECD 기준 우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1.2%에 불과하다. 노후빈곤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두 번째 이유는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경우, 1년 정부 예산 가운데 연금에 쓰는 예산 비중이 가장 크다. 정부 예산의 20~30%를 쏟아붓는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연간 예산에서 불과 9.7%를 공적연금에 쓴다. 이 돈의 대부분도 기초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에 쓰고 있을 뿐, 국민연금에는 불과 0.1%밖에 안 쓴다.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은 GDP 대비 노인부양비에도 가장 작은 국가재정을 쓰는 나라다. OECD 평균이 7.7%인데 한국은 3.3%에 불과하다. OECD 연금 보고서를 보면 상당수 나라가 정부 예산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공적 연금에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국민연금의 가장 큰 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저출생 고령화'도 아니고 '연기금의 고갈'도 아니다. 바로 연금제도에 대한 가입자, 국민의 불신이다. 이는 연기금을 마구 갖다 쓴 정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사건,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국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얼마 전 환율 방어를 위해 국민연금의 자산과 정부의 자산을 통화 스와프 하는 일까지 있었다. 외에도 국민연금법 제87조,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사업을 관리 운영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부담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모든 경비는 정부가 부담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국고를 거의 쓰지 않는다. 오히려 법적으로 보건복지부가 쓸 수 있는 비용까지 연기금에서 쓰고 있다. 

 

국민연금은 OECD 기준으로 볼 때,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떨어지지만 재정적으로는 가장 건강한 상태이다.적은 보험료를 내고 1,000조 원이나 되는 연기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개혁 3115

국민연금 제도의 핵심 문제 세 가지

1. 보장성 미비 : 낮은 소득대체율과 넓은 사각지대

2. 세대 간 불평등 : 지속 불가능한 연금재정 - 연기금 고갈과 미래 세대 부담

3. 세대 내 불평등 : 포퓰리즘적 기초연금

이렇게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무엇이 해야하는가? 바로 개선이다.

세계적으로 공적연금을 굴리는 가장 큰 재원은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정부의 재정, 기금 운용 수익, 이 세 가지이다. 책의 저자는 향후 70년 동안 기금이 소진되지 않는 안은 1개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는 보험료 15%, 수급개시 68세 <3년 연장>, 기금 운용수익률 1% p 증대가 그것이다. 현대사회에 수많은 발전으로 과거와 달리 기대수명이 늘어났다고들 한다. 하지만 건강상태와 경제력은 비례한다. 통계적으로 저소득층의 평균수명은 고소득층보다 짧다. 따라서 수급개시연령을 68세로 올리면 평균수명이 짧은 저소득층에게는 실질적으로 급여 삭감의 폭이 훨씬 크다. 저소득층이 평균적으로 연금급여를 수령하는 기간이 더 짧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3115개혁'이란 무엇인가? 이는 보험료 3%p 인상과 연간 정부재정 GDP 1% 투입, 기금운용수익률을 1.5% p 개선하는 연금개혁안을 제시한다. 앞서 다른 나라는 국가가 연금에 쓰는 예산 비중이 가장 크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앞서 말한 1,000조 원이라는 연기금이 있기에 다른 나라와 같이 비중을 크게 둘 필요가 없다. 단지 연기금을 잘 운용하여 기존 보다 1.5% p 개선하는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캐나다의 경우는 위험자산에 큰 비중을 두며 수익률이 10%를 넘어간다. 최근 우리나라 연기금도 해외 금융 자산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이는 무척 잘한 선택이다. 우리나라 코스피에만 투자하다간 베이비붐 세대들의 연금 개시를 하게 될 때에는 막대한 매도세로 이는 국민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우리나라 몇몇의 사람들은 다른 유럽국가들은 노후 지원이 잘 돼있다며 부러워하며 우리나라를 비하하곤 한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은 유럽국가들을 비롯해서 다른 나라들은 소득의 20% 이상을 보험료로 내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같이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미래를 위해 보험료 3%p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폭은 GDP 상승률보다 상당히 낮아야만 한다. 이런 방법으로 앞으로의 연금 문제가 개선될까?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시간을 벌어들일 수가 있다. 저자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미래는 모를 일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하면 된다는 것.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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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책을 읽는데, 쉬운 내용이 아니라 다른 책과 달리 읽는데 애를 좀 먹었다. 문제점이란 당연히 어떤 일이던 있을 수 밖에 없다.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손실을 줄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여야가 연금개혁에 대한 방향성이 다르고,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경우 보험료를 올리는 개혁을 싫어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총대를 메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은 상당수 고액 자산가이다. 출산율이 낮아져서 나라가 망해 가는 것인지, 아니면 나라가 망가져서 애 낳고 기르기가 힘들어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인지는 곱씹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이 열심히 살아온 덕에 1,000조 원이라는 연기금이 생겼고 국가가 돈이 필요해 채권을 발행하면 낮은 이자를 받고 채권을 사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경제성장에 비해 주가지수도 낮고 배당도 적은 한국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줬고, 그 결과 삼성과 현대, SK 등 대기업의 지분율도 높아 이들의 취약한 경영권을 보호해주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노동시장을 개선하고 방안을 제시해서 많은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공적연금을 협소하게 해석하면 은퇴자들에게 주는 월급 즉 노후소득이지만, 크게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가능한 모습으로 바꿔 주는 국가의 약속이며, 같은 나라에 사는 국민들에게 공동체임을 알려주는 의식과 같은 것이다. 연금제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보면 그 나라의 국격이 엿보인다.

 

 

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은 없다 -유원중·원종현·김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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