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대인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다.
경제 역사나 금융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항상 나오는 키워드가 유대인이다. 그만큼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가진 부는 어마어마하다. GPT에 물어보니 전 세계 유대인 인구는 약 1580만 명, 전 세계 인구의 약 0.2%에 해당한다. 뭐 음모론 같은 말로는 저렇게 작은 유대인 인구가 전 세계를 흔들 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 그만큼 영향력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가 있다.
유대인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다 보니 제대로 한 번 알아보고 싶었고 유대인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은 홍익희 교수님의 책을 이번에 읽게 됐다. 아쉬운 점은 유대인의 사고방식이 궁금했었는데, 종교 역사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도 몰랐던 지식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간접적으로 나마 그들의 사고방식을 알 수 있었다.
유대인에게 신앙이란
나는 세상에 종교가 뭐이렇게나 많은지.. 기독교, 불교 말고도 유대교, 이슬람교 등 너무나 많은 종교가 있다는 것을 알고 도대체 뭐가 다른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부처와 하느님은 확실히 구분되는 신이지만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는 구원관이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종교가 딱히 있는 나로서는 솔직한 말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간단한 듯 복잡하기만 느껴졌다. 그들에게는 종교는 신념이기에 어떻다 저떻다 평가할만한 주제는 아닌 것 같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 먹은 죄에 대해서도 종교마다 여기는 개념이 다르다. 이 '원죄'로 아담은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서 이슬람교는 아담이 용서받았기에 그의 자손에게 원죄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반면 유대교는 아담과 이브의 불순종 죄는 인정한다. 그러나 이 죄가 후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다는 원죄 사상은 없다고 한다. 그들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 유대인에게 죄란 과거에 구속되지 않고 현재에 구속되며 유대교에선 현재에 충실하지 않는 삶이 죄라고 여긴다.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기에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 그래서 유대교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합당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 죄라고 한다. 주어진 가능성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게으름'과 '무능력'이 죄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믿지 않고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는 사람은 하느님께 죄를 짓는 것이다. 따라서 유대인에게 신앙이란 자신에게 내재한 하느님의 형상을 찾아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다.
이러한 이들의 종교 사상을 보고 놀랐다. 단순한 신앙이 아니라 이런 깊은 뜻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종교를 강요하고 이것을 이용해먹으니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이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험담하는 것을 살인 이상의 죄로 여긴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 해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네가 이제 유치원에 가면 친구들을 만나게 될 텐데, 두 가지를 꼭 기억하렴. 하나는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사람은 누구나 안 좋은 점이 있단다. 그러니 친구의 안 좋은 점에 신경쓰지 말고 친구가 가진 좋은 점을 찾아보렴. 그러려면 친구보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친구 말을 많이 들어야 해. 사람은 입은 하나고 귀는 둘이 있잖니. 그건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란다.
또 하나는 어떤 경우에도 친구 험담을 하지 말아라. 유대 경전 '미드라시'에는 이런 말이 있어.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도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만 죽이지만 험담은 반드시 세 사람을 죽인다.' 그 세사람이란 험담을 퍼뜨리는 사람, 그걸 말리지 않고 듣는 사람, 그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이야."
내가 유대인 문화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이 자녀 교육법이었다. 유대인 자녀 교육 방식은 유명하다.
아인슈타인도 어머니에게서 유대인식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었다. 유대인 교육에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고 답을 스스로 찾는 해결법'은 가장 중요한 학습 방법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토론에 강하다. 왜 강할까? 유대인의 토론 문화가 성숙한 것은 비판은 존중하되 인신공격적 비난과 비방은 엄격히 금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이를 단단히 가르치며 이에 입각한 토론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도전을 제공하고 경험을 가르친다. 이스라엘은 인구 934만으로 경상도 크기에 석유도 자원도 거의 없는 나라다. 그러기에 눈을 밖으로 돌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창업이 매우 중요했다. 시몬은 이스라엘을 창업 천국으로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1992년 이스라엘에 벤처캐피털 혁명을 일으켰는데, 당시 정부는 '청년들이여 도전하라, 책임은 정부가 진다'는 자세로 창업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 결과 대학 졸업생 40퍼센트가 창업에 도전해 1인당 창업 비율이 세계 1위다. 7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며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만 30개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수는 100여 개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다.
비교는 좋지 않지만 씁쓸하게도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강하지만 아쉬운 점은 IMF외환위기를 겪은 나라이다 보니 지금 청년 세대들은 부모님에게 "빚은 안 좋은 거야. 투자는 위험한 거야. 그러면 안돼, 하지 마"와 같은 말을 많이 듣게 되었다. 학교에서의 교육 프로그램도 이해하고 느끼는 것보다 암기식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참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 교육 문화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왜요?'라는 질문을 하면 모른다고, 틀렸다고 혼나는 일도 빈번하다. 중국의 격언 중 이런 말이 있다. 질문을 하면 잠깐 바보가 되지만, 질문을 하지 않으면 평생 바보가 된다.
가치
위에서 소개한 시몬 페레스는 이스라엘 9대 대통령이다. 그는 재임 8년 동안 젊은이들에게 창의와 상상력을 갖고 창업에 도전하도록 꿈을 심어주었다. 그가 생전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의 참된 교훈은, 삶은 너무나 짧기 때문에 비관주의나 환멸이나 분노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생은 그처럼 짧은 것이니 그것을 가시로 보지 말고 꽃인 양 바라보라. 거기에는 맛과 향기와 형태가 있다. 나는 삶이 언제나 나를 혹독하게 다룬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감사할 뿐 불평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많은 위대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유일하게 후회하는 것은 더 큰 꿈을 꾸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년에 회고했다.
이런 리더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방식이 되물림되며 유대인은 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의 내용만이 아니라 유대인에 대한 인사이트를 유튜브나 다른 책에서도 다양하게 접해봤는데, 정말 다 소개하기엔 많은 양이라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정말 감명 받았던 것은 그들은 성공 위에 행복을 쌓지 않고, 행복 위에 성공을 쌓는다는 것이다.
가치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전적의미가 아닌 정말 나에게 가치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나도 처음엔 그랬지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부분은 성공위에 행복을 쌓으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누구보다 잘 살고 싶었기에, 큰 부를 쌓고 싶었기에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결과물이 결코 가치가 있냐는 것이었다.
조금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행복감을 느꼈고 이것이 가치이구나라고 느꼈다.
행복 위에 성공을 쌓는다라는 말이 너무나 공감된다. 우리는 나비를 쫓지 않고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
결국 나의 가치를 키우면 부라는 것은 따라오게 되어있다.
결코 큰 부가 아니어도 된다. 성장한 내 모습이 결국 큰 자산이고 성장한 내가 결국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밖에 없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 같은 인물은 절대 돈을 쫓아가지 않는다. 자신들의 가치 있는 비전을 쫓아간다. 그렇게 비전을 실현하면서 부라는 것을 이룬다.
결국 돈이 아니냐라는 말처럼 모순적일수는 있다. 이 문제로 친한 친구와 말씨름을 했었던 적이 생각난다..
하지만 성공위에 행복을 쌓지 않고, 행복 위에 성공을 쌓는다는 말을 이해한다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나는 '가치' 있는 '비전'을 좇고 있는가?
유대인의 세계관 -홍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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