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과학과 수학에는 관심도 없고 너무 무지한 탓에 굳이 읽어야 하나 했지만 투자에 대한 영감을 얻어보고자 읽게 됐다.
우선 결론적으로.. 읽는데 매우 힘들었다.. 과학과 수학에 무지하다 보니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많이 배웠다. 책 용량이 양장으로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데 많은 것을 얻기란 쉽지 않았지만 충분했다.
이 책을 읽고 요즘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 본다.
책이 단순히 천문학적이고 딱딱하기 보다는 낭만적이고 나의 존재에 대해 한번 더 물어보게 된 것 같다.
코스모스
나는 생각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합니다. -블레즈 파스칼
코스모스란 무엇일까? 코스모스 COSMOS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라 말한다. 뭔가 이 문장은 너무 추상적인 것 같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좀 더 현대식으로 풀어보자면, 단순히 우주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우리가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 질서 있고 조화로운 '전체'를 뜻한다.
코스모스는 그리스어 'kosmos(κόσμος)'에서 유래한 단어로, '질서', '조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주를 혼돈스러운 상태(카오스)와 대비되는 질서 정연하고 조화로운 시스템으로 보았고, 이러한 우주관을 표현하기 위해 '코스모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따라서 코스모스는 단순히 물리적인 우주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와 조화가 있는 전체 우주, 즉 '우주'를 철학적이고 아름다운 관점에서 표현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낭만적이다.
책의 내용 처럼 우주에 대해서 알아갈수록 경이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떻게 우주란 것이 탄생했고 우주에서 지구의 존재는 어떤 것인지, 지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까지 이렇게 질서와 조화로운 것을 보면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생물학은 물리학보다 역사학에 더 가깝다고 한다.
현재를 이해하려면 과거를 잘 알아야 하고, 그것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야만 한다. 생물학과 역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타자他者 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외계 생물이 정말로 있을까? 저자는 외계 생물에 대한 탐구는 우리가 추구할 궁극의 목표라고 하는데,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고 외계 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실은 하나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두 개의 방편이다. 그 질문은 바로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이다.
위의 문장을 읽고 갑자기 궁금해졌다. 우리는 과연 누구일까..? 혹시나 과학 기술이 발달되고 정말로 외계 생물을 찾아내게 된다면 저자가 말하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요기와 던져진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답변만이 우주에서 지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별
"우리는 별의 물질(star stuff)로 이루어져 있다." -칼 세이건
거대한 우주를 비롯해 화성, 목성, 금성, 토성, 그리고 다양한 은하들과 행성들 중에 '별'이 너무 흥미로웠다.
별은 인류와 닮아 있었다.
우주 초기에는 수소와 헬륨만이 존재했다.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 생성된다. 별이 수명을 다하고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때, 이 원소들이 우주로 퍼지면서 새로운 행성과 생명체의 재료가 된다. 즉, 우리 몸속 원소들은 오래전 별에서 만들어졌고, 그 물질들이 모여 현재의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
이는 우리가 단순한 지구 생명체가 아니라, 우주적인 존재라는 의미이다. 즉, 우리는 정말로 별의 후손이고, 우주와 연결된 존재이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도 시간이 오래지나면 죽음을 맞이한다.
별, 행성과 같은 세계 또한 우리 인간들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 죽어서 사라진다. 인간 수명이 수십 년 정도인 데 비하여, 태양의 수명은 인간의 수억 배나 된다. 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별의 죽음은 여러가지 천문학적인 현상을 만들어내어 우주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별은 시간이 지나면 죽지만, 그 죽음은 우주의 순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별에 대해서 알고 난 후에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수많은 별들이 빛을 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인류와 많이 닮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칼 세이건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책의 저자다. 저자를 소제목으로 지정하고 설명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우주를 다루는 많은 내용들을 정리하기도 부족한데,
칼 세이건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이유는 그가 과학에 대하는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시작에서는 그의 마지막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 내용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삶의 마지막 1주일을 맞으면서 칼은, 어떻게 해서든지 백악관 회의에 자신의 생각이 전달되도록 하고 싶어 했다. 당시 칼은 자신이 곧 죽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40년의 우주 개발 역사가 성취해 놓은 것들 위에 우리가 또 무엇을 더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남기고 싶어 했던 것이다. 칼은 별을 향한 긴 여정에서 우리가 방향을 잃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이 위대한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인류의 의지가 혹시 사그라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크게 우려했다. 침대에 누워서 죽어 가는 와중에도 그는 자신이 하려던 기조연설의 내용을 있는 힘을 다해 구술해 갔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심장을 쥐어짜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앤 드루얀 (칼 세이건의 배우자)
책 내용은 단순히 천문학적, 물리학적인 내용만 담기지 않았다.
칼세이건의 철학이 담겨져 있고 인문학적인 요소도 많이 담겨 있다.
그는 계속해서 우주를 탐구하고 연구하는 것이 후손을 위한 일이라는 말을 했다.
1985년 미의회에서 그의 발언도 주목할만 하다.
지금의 속도로 화석연료를 태우고 온실가스가 지금의 속도로 지구대기 중에 쌓인다면 지구 전체 평균으로 봤을 때, 다음 세기 중반에서 후반 중 몇 도 가량의 온도가 상승해 있을 것이며 그것은 다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서남극 빙상의 붕괴, 그렇게 되면 전체 해수면이 수십 미터 이상 높아질 것이다. 온실효과의 영향은 몇 세대에 걸쳐있기 때문에 다수는 그건 우리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것은 그 누구의 문제도 아니며 '이건 다음 세대의 문제야' '그들이 걱정하도록 두자'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온실효과 문제는 긴 시간에 걸쳐 있는 것인데, 당신이 지금 걱정하지 않는다면 나중엔 너무 늦는다. 온난화 문제는 다른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들을 후대에 전가하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점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라며 발언을 마친다.
그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점은 자신이 죽어가는 중에도 사랑하는 일이 있었고 그 일은 후손을 위한 일이라며 말하는 것을 보면서 사랑에 대한 감정을 느꼈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생각이 들었던 것은 나도 내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과 일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나오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칼 세이건은 인간의 배우려는 열망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도구라며, 각자는 한 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 대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질서와 조화를 통한 아름다움, 코스모스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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