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술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소개를 유튜브 영상에서 우연히 보게 됐다. 내용 설명을 너무 잘해서 최근에 책을 출간했다기에 바로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현재 내가 투자하고 있는 AI, 비트코인 등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아직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그림과 나만의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 확신이 생기기 위해서는 공부를 통한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 책을 읽고 기술에 대해서 그리고 믿음이 생겨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엑스트로피안과 W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기술들이 만드는 세상의 변화다.
엑스트로피는 '무질서'라는 뜻을 가진 과학 분야 용어 '엔트로피'Entro-py에서 착안한 것으로, 엑스 ex-를 붙여 엔트로피와 반대의 의미를 담았다. 엔트로피는 물리학에서 보통 '무질서', '복잡함', '에너지 소진'의 뜻으로 사용된다. 이와 반대로 엑스트로피는 '무질서가 없음'(질서가 잡힘), '명확해짐', '에너지 증가'의 뜻으로 정의된다.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고,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하자는 것이 그들의 주된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엑스트로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자신들을 '엑스트로피안'Extropian이라 불렀다.
위의 설명과 같이 기술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엑스트로피안이라 불린다는데, 갑자기 감명 깊게 봤던 강연 영상이 떠올랐다. 시골의사 박경철 교수가 2008년 어느 한 대학교에서 강연했던 내용인데 W를 찾아서라는 강연이다. 내가 봤던 강연 중 최고라 생각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자신과 백수였던 친구와 함께 미래 사회의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함께 봤는데 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 강연자를 무시했지만 함께 봤던 친구는 강연자의 말을 귀담아 들었고 그 변화하는 트렌드에 뛰어들어 엄청난 재산을 가진 회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는 엄청 슬펐다고 한다. 백수였던 친구가 성공한 것이 배가 아파서가 아니라, 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으로부터 같은 말을 들었는데, 똑같이 눈과 귀가 2개씩 달려있고 똑같은 사람에게서 똑같은 말을 들었는데 왜 백수의 눈에는 인생을 걸고 뛰어들어야 하는 복음으로 들리고 자신에게는 망상장애를 가진 환자의 그냥 기괴한 이야기를 들렸던가, 이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정답을 찾기 위해 계속 생각하다가 당시 읽던 책에서 답을 구했는데, 그 책의 저자가 말하기를 인류 문명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는 데는 0.1%의 창의적인 인간이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꿈꾸지 못하는 것을 꿈꾸고 여기가 새로운 세상이다라고 어두운 곳에 깃발을 꽂으면 0.9%의 통찰력과 직관을 갖춘 안목 있는 인간이 그것을 알아보고 거기에 뛰어들어서 한 배를 타고 등을 밀고 손을 당기면서 이루어낸 역사다. 1%의 역사다라고 말하며 나머지 99%는 잉여인간이라고 규정했다고 한다.
이 강연 소개가 2008년이니 그 후로 현재까지 얼마나 또 발전을 했는가? 이 강연 당시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었고,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세상에 나오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이 더 흘러서 일론 머스크가 전기로 움직이는 차를 세상에 내놨고, 최초 민간인 우주 유영을 성공했다. 이렇게 계속해서 세상을 바꾸는 인간이 나온다.
책의 저자는 인간은 자신이 잘 모르는 것,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은 일단 부정하는 특성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경험해본 틀 안에서 해석하려 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전망하고 우려했던 것, 즉 기술에서 비롯된 과격한 변화는 대부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기정사실이 된다면 우리는 그 변화를 각자의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향후 펼쳐질 특이점 적응에 실패한 자는 도태될 것이다.
옛날 과학자들 부터 앞으로의 기후변화에 심각성을 계속해서 말해오고 있다. "150년 뒤면 지구가 물에 잠겨 종말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잉여인간 99%는 "150년이면 내가 죽고 난 후에 일이구나 나랑은 관련 없네"라는 생각을 가지는 반면 1%의 엑스트로피안, W라 불리는 인간들은 얼른 세상을 구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개발할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잉여인간들은 세상 살기 좋아졌네라는 말만 하게 된다. 우리는 통찰력과 직관을 길러야 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도태되어서는 안 된다.
평점
저자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 '추락'Nosedive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에피소드의 내용은 현대인의 소셜미디어 중독을 다룬 내용이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서로의 평점을 매기고, 그 평점은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이성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보려는 젊은이들은 머리 위에 표시되는 평점을 보고 상대방을 평가하고 결정한다. 부유층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집을 구할 때조차 평점에 따라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다 보니 다들 평점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게 되고, 평점을 관리해주는 '소셜미디어 평점 컨설턴트'가 각광을 받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의 평점이 인간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며, 현실 세계에서의 내 실제 모습이나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 따윈 중요하지 않다.
"기술은 마약과도 같다. 사용하면 할수록 계속 더 찾게 된다. 그럴수록 그 부작용은 더욱 심각해진다." -<블랙 미러> 기획자 찰리 브루커 인터뷰 중
너무 공감 되는 말이었다. 현대 문명은 웹 2.0 시대의 SNS 발달로 다양하게 제공되는 서비스들로 편리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너무 여기에 맞춰져 있고, 중독된 것처럼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하게 되고 추구하는 편리로 인해 사회를 바라보는 직관도 달라졌다. 그래도 위에 소개한 영화의 내용처럼 세상의 모습은 아직까지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남과의 비교, 열등감, SNS를 통해서 보이는 것과 조작되었는지도 모르는 평점에 우리의 주관과 직관을 잃어버린다. 과연 계속해서 발전하는 기술들이 유토피아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문제는 해결을 낳고 해결은 문제를 낳는다. 앞으로 빠르게 발전되는 세계를 바라보며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지는 기술들이 또 어떤 문제를 낳을지를 바라보는 힘, 나만의 주관과 직관을 뺏기지 않아야 한다.
엑스트로피안은 미래를 어떻게 만드는가?
인공지능 AI와 비트코인, 공간 컴퓨팅 기술 등 앞으로는 또 새로운 시대, 즉 웹 3.0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는 저자의 말을 읽고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기술, 그리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기술자들의 목표는 그게 된다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시대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알게 모르게 우리 눈앞의 세상은 감히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대단하게 변화해있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AI 기술들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알파고, LLM, 최근 선보인 메타의 VR 등 계속 우리 눈앞에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감히 예측하지는 못한다. 나의 자산으로 하고 있는 투자와 인생에 있어서 내 시간을 쏟아붓는 투자도 미래를 감히 예측하고자 하는 행위가 아니라, 과거에서 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흘러왔고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현재를 계산으로 미래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배워왔던 대로 확률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싶다. Yes or No와 같은 모 아니면 도 사고방식을 가지기 싫다. 개인적으로는 도박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하워드 막스의 말이 생각난다. 리스크는 직관에 반한다. 한 실험을 예로 한 동네의 도로 보조 장치를 없애니 교통사고 수와 교통사고 사상자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운전자들이 도로 보조 장치가 없으니 더 주의해서 운전해야겠다라는 직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반대로 매년 새로운 장비가 만들어지며, 더욱 쉽고 용이하게 암벽 등반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반의 리스크(사상자 수와 사고 발생 수)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안전장치가 더 좋아졌으니 더 위험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직관에 반한 결과다. 이 두 가지 예시로 투자에 있어서, 본인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 투자에 있어서 시장이 좀 더 안전해졌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더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막스의 말과 같이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도 투자다. 내게 어떤 투자를 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 것인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제일 위험한 순간이다. 선택에 있어서 항상 의심하고, 생각하고, 신중해야 한다.
나는 삶도, 투자도 모든 문제에 대해서 의심을 가진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사고는 가지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낙관적이지만, 삶에 있어서는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비관과 비판은 같아 보이지만 다른 뜻을 가졌다.
비판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그 안에 있는 문제점이나 개선할 부분을 지적하는 행위다. 즉, 근거를 바탕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개선을 위한 제안을 하는 것이다. 비판은 단순히 부정적인 평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포함한다.
얼마 전, 친한 친구에게서 자신이 바라보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일반 사람이 듣기엔 음모론이었다. 그냥 미친 소리.. 그래도 난 yes or no가 아닌 확률적 사고 방식을 통해 그 친구의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들었다. 나도 항상 세상을 의심하기 때문에, 사람 일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판적인 사고로 그 말을 이해하려고 하니.. 그냥 안타까웠다.. 당연히 그 친구의 말이 옳을 수 있다. 그때는 안타까운 대상이 내가 되겠지.. 그래도 난 미신 같은 말들, 남의 말로 자신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나의 판단으로 나 자신을 만들어 가고 싶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냥 과거가 있고 현재를 살아감으로써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일 뿐
엑스트로피 -김상윤
'think different >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드 인사이트, 책 리뷰 (121) | 2024.11.16 |
---|---|
비트코인 처음 시작합니다, 책 리뷰 (62) | 2024.11.02 |
찰리 멍거 바이블, 책 리뷰 (123) | 2024.10.15 |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책 리뷰 (77) | 2024.10.12 |
돈 공부를 시작하고 인생의 불안이 사라졌다, 책 리뷰 (98) | 2024.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