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워런 버핏 관련된 책을 리뷰할 때 나는 투자를 공부하며 인생도 배우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투자는 결국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것, 내가 투자를 공부하며 존경하게 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외에도 책에서는 많은 현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찰리 멍거도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쓸 뿐 자신이 쓴 책은 고작 한 권뿐이다.
그 책의 번역본이 없어 우리나라에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이번에 읽게 됐는데, 물론 내용은 좋았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양장으로 약 450 페이지로 구성 돼있는데.. 같은 내용들이 자꾸 나온다는 것이다. 찰리 멍거가 살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고 떠났는데 많은 이야기를 다뤄주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다. 찰리 멍거는 이 말을 빌려 망치만 가진 사람처럼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지 않기 위해서는 망치뿐 아니라 스패너, 렌치, 드라이버등 다양한 공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격자틀 인식 모형이라 소개하며 망치, 스패너, 렌치, 드라이버 등 다양한 공구를 경제학, 심리학, 화학, 생물학 등으로 빗대어 표현하는데, 많은 공감이 됐다.
투자에 있어서, 인생에 있어서도 한 가지의 사고 방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투자에 있어서 기업을 분석하는 능력 같이 기술적인 능력 또한 엄청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지만, 투자 참여자들의 심리와 심한 변동성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내 마음 안정 등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나 자신과 가족, 친한 친구들, 직장 동료 등 말고도 우리나라, 더 넓게는 전 세계에 나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사고 방식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사고방식을 확장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주주가 멍거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이 걸어온 길을 따라갈 수 있나요?"라고 묻자 멍거는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날마다 잠에서 깼을 때보다 조금 더 현명해지기 위해 노력하세요. 자신의 의무를 충실하게 잘 수행하세요. 그러면 빨리는 아니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우직하면서도 사실적인 답변을 주었다.
이 말을 명심하며, 나 또한 과거의 나 자신이 부끄러울 수 있도록 매일매일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의 나 자신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니, 참 뿌듯하다.
멍거리즘 <Mungerism>
멍거가 말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멍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특별한 비법을 발견하기보다 항상 명백한 사실을 기억해 이익을 얻으려 합니다. 아주 영리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다 멍청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장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알면 놀랄 것입니다."
그리고 버핏은 멍거와 자신이 큰 실수를 많이 저질렀으며 그 이유는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소개하는데, 확증 편향 극복 방법은 자신이 확증 편향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대되는 사실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라 말한다. 성공 투자를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에 반하거나 믿고 싶지 않은 사실도 확인하고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멍거는 자기 자신이 바로 가장 속이기 쉬운 상대라며, 절대로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당부 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다.
투자를 할 때, 삶에 있어 어떠한 선택을 할 때를 떠올리면 오만했던 순간이 많다. 리스크란 내가 옳다고 확신하는 순간이다. 선택에 있어서 항상 의심하고, 생각하고, 신중해야 한다. 항상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고 겸손해야 한다. 케인스가 말하길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다. 낡은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처럼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며 계속해서 배워야 한다. 잘못된 생각을 고수하는 망치만 든 인간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합리적 사고: 뒤집어 생각하는 것
멍거는 어떤 방법으로 합리적 사고를 촉진하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 하나는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라 답했다. 뒤집어 생각하게 되면 문제가 더 쉽게 풀린다고 한다.
"어떤 결과를 원할 때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생각해보십시오. 어떤 결과를 피하고 싶을 때는 원하는 결과를 생각해 보십시오. 항상 앞뒤로 순서를 바꾸어 생각해 보십시오. 피터 코프먼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두 가지 관점을 모두 갖추지 못하면 현실 인식은 엉망이 됩니다. 그의 생각이 옳습니다."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면 웃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한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생각함으로써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며 된다. 멍거가 말하는 뒤집어 생각하는 사고방식, 내가 미래에 어떤 인물이 되고 싶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이야기가 생각난다.
미켈란젤로는 다비드상을 만들 때, 완성된 석상의 모습을 떠올리고 돌을 깎아냈다고 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한다면 무엇을 깎아내려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나는 투자를 하면서 어마한 수익을 낸 적이 없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내가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미래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 수 있기 위한 과정을 통해서 말이다. 찰리 멍거 또한 말한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장기간 투자하다 보면 매우 고통스러운 기간도 있고 매우 즐거운 기간도 있습니다. 우리는 둘 다 겪으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키플링은 말했습니다. "대성공과 대실패를 만나면 이들 두 사기꾼을 똑같이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낮과 밤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이 괴로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때가 되면 낮이 오고 때가 되면 밤이 옵니다. 마찬가지로 때가 되면 호황이 오고 때가 되면 불황이 옵니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고통스러운 기간동안 기분은 썩 좋지 않다. 하지만 때가 되면 호황이 온다. 그냥 내게 주어진 순간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릴 때 자주 듣던 말이 있다. '어른 말 틀린 거 하나 없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어른이 돼가면서 이 말이 진짜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라도 참된 어른들의 말과 거인들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귀담아듣고 행동하려고 한다. 마지막 말처럼 때가 다 있기에 고통스러운 순간 속에서도 내게 주어진 순간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진흙탕 속에서도 웃으며 뒹굴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성장 속에서 성장통은 불가피하다. 즐기자!
찰리멍거 바이블 -김재현,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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