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big/서재

서사의 위기, 책 리뷰

머니 iN 사이트 2024. 5. 29. 08:00
728x90
반응형

스토리 중독 사회는 어떻게 도래했는가?

 

지난가을, 독서 모임을 참석하고자 희망하니 이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고 하여 구입하였다.

SNS 중독 사회를 다룬 책이기에 흥미로워 구매 후 읽게 됐는데 웃긴 것은 독서 모임은 참가하지 않았다. 하하..

이후에 한 번씩 다른 모임에 참석해서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토론하곤 한다.

철학자가 보는 SNS 중독 사회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내용을 다뤄 보겠다.

서사

나는 자신의 서사를 다룬 예술들을 좋아한다.

특히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서사로 음악을 창조해 낼 때, 그 음악을 들을 때 그의 서사를 상상해보곤 한다.

저자는 SNS 중독 사회에 대해서 '정보'라고 말하며 '서사'의 정의를 이렇게 말한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한 지배에 예속되어 있다.

억압도, 저항도 없이 삶을 게시하고 공유하고 좋아하도록 지배당한다.

새롭고 자극적인 뉴스거리가 넘쳐나는 시대, 이슈에서 이슈로 빠르게 이동하는 사람들, 스스로 자기 존재를 정보로 전락시키는 사회에서 개인은 각자의 이야기, 즉 서사를 잃고 우연성에 휩싸인 채 폭풍우 한가운데서 부유한다. -역자 서문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전시하듯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찰나의 장면들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공감 버튼을 누른다. 그러나 그 안에 의미는 없다. 사라져 버릴 정보에 불과하다.

무언가를 끝없이 공유하고 타인과 교류하면서도 고립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토리는 서사가 아니다. 스토리, 즉 정보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다음 스토리로 대체되어 사라진다.

반면 서사는 나만의 맥락과 이야기, 삶 그 자체다.

나의 저 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기에 방향성을 띤다.

곧 사라져 버릴 정보에 휩쓸려 자신만의 이야기를 잃은 사회, 내 생각과 느낌과 감정을 말하지 못하고 입력한 정보를 앵무새처럼 내뱉는 사회의 끝은 서사 없는 '텅 빈 삶'이다.

728x90

정보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를 창간한 이폴리트드 빌메상은 정보의 본질을 다음의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우리 독자들은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혁명보다 파리 라틴 숙소에서 일어난 지붕 화재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그들의 관심은 호기심거리로 축소된다. 길고 느리게 머무르는 시선은 독자들에게 없다.정보는 인식의 순간 이후 더는 살아 있지 못한다."정보는 그것이 새로운 동안에만 가치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만 살아 있다.오로지 순간의 시점에 사로잡히며 정보 그 자체에 대해 설명할 시간은 없다."정보와 달리 지식은 그 순간을 넘어서 앞으로 다가올 것과도 연결되는 시간적 폭이 있다.

그래서 지식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지식 안에는 서사적 진폭이 내재해 있다.

이야기는 그 안에 든 풍부한 경험과 지혜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준다.

 

나 또한 SNS를 심각하게 즐겨하던 사람으로서 너무나 공감되는 문장들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알아야 될 지식엔 관심을 가지진 않지만 불필요한 남의 이야기엔 극도로 지나치게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SNS 속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때, 순간의 시점에 사로잡힌다. 

사로잡힌 그 순간 불필요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순간을 놓친다는 것은 전체를 잃고 패배하는 걸 의미한다.

우리의 삶에서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인생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순간을 뺏기면 안 된다.

 

@pixabay

반응형

서사의 위기

오늘날 우리는 접촉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커져가는 접촉의 빈곤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우리에게서 접촉이 완전히 없어지면 우리는 스스로의 자아 속에 불치의 상태로 사로잡힌 채 잔류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희망을 만드는 미래 서사가 부족하다.

우리는 줄타기를 하며 하나의 위기에서 다음 위기로 넘어간다.

 

디지털화된 후기 근대에 우리는 끊임없이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면서 벌거벗은, 공허해진 삶의 의미를 모르는 척한다. 오늘날의 위기는 '사느냐, 이야기하느냐'가 아닌 '사느냐, 게시하느냐'가 된 데 있다.

인간의 기억은 선택적이다. 그게 바로 데이터 기록과의 차이다.

디지털 저장소가 첨가적이고 누적적으로 작동하는 반면, 인간의 기억은 서사적으로 작동한다.

SNS의 수집된 데이터는 그래픽과 다이어그램으로 보기 좋게 요약된다. 

그러나 이들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서사 없는 삶은 그저 첨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삶은 "살아갈 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셀카 중독마저도 나르시시즘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며 내면의 공허가 셀카 중독으로 이어진 것이라 말한다.

셀카는 텅 빈 자기의 복제다라고 말한다.

 

텅 빈 자기의 복제라는 문장도 나로서는 너무 공감된다.

내면의 공허를 느끼며 그것을 모르는 척하고 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 게시하기 위해 셀카를 찍어대던 내 모습..

자신을 잃고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최대의 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날의 나를 되돌아보니 나 역시 합리화하며 나의 위기를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위기지만 위기인지를 모르는 것은 더 위기이다. 위기인지 알면서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 큰 위기다.

SNS사용에 대해 나쁜점도 있지만 난 그 점에 노출되어 있지 않다며 좋은 점만이 나에게 작용한다고 말이다.

SNS가 나쁘다고만 말할 순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중독된 요즘 현대사회엔 많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자신도 모르게 생기는 시기심과 열등감, 나 자신을 잃기에 최고의 재료가 아닐까 생각한다.

 

 

서사의 위기 -한병철

728x90
반응형

'think big >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네기 행복론, 책 리뷰  (0) 2024.05.31
구글 애드센스로 돈 벌기, 책 리뷰  (0) 2024.05.30
세이노의 가르침, 책 리뷰  (1) 2024.05.28
월가의 영웅, 책 리뷰  (0) 2024.05.27
채권투자 처음공부, 책 리뷰  (1) 2024.05.26